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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는 사망자의 계정을 어떻게 처리할까?

SNS는 죽은 뒤에도 남는다 – 디지털 죽음 이후의 첫 과제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이후, 남겨진 가족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온라인 문제 중 하나는 SNS 계정 처리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처럼 사진과 글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은 고인의 흔적이 강하게 남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망 이후에도 그대로 계정이 살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계정들은 의도치 않게 생일 알림이 뜨거나, 자동 추천 친구로 나타나거나, 광고에 노출되는 등 남겨진 사람들에게 큰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런데 SNS는 본질적으로 개인화된 공간이고, 플랫폼의 이용 약관도 사용자의 생전 동의를 우선하기 때문에, 사망 이후의 계정 처리 절차는 매우 제한적이다.
플랫폼마다 사망자 계정에 대한 정책은 조금씩 다르며, 가족이 사망자의 계정을 삭제하거나 관리하려면 정해진 공식 절차를 따라야 한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는 모두 글로벌 서비스이므로, 요청 언어와 제출 서류, 처리 기간, 기능 제한 등이 국내 플랫폼과는 다르게 운영된다. 이 글에서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사망자의 계정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실제로 어떤 기능이 가능한지를 정리해 본다.

인스타그램, 트위터의 사망자 계정 처리방법

 

인스타그램: 추모 계정 전환과 삭제 요청 절차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사망한 경우, 해당 계정을 그대로 보존하는 대신 ‘추모 계정(Memorialized Account)’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계정 내 콘텐츠(사진, 영상, 댓글 등)를 삭제하지 않고 보관하되, 보안상 제삼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사망자의 친구나 가족 등 누구든지 요청할 수 있으며, 다음의 절차를 따른다.

  1. 인스타그램 헬프 센터 → ‘사망자 계정 신고’ 페이지로 이동
  2. 사망자 계정의 사용자명(ID) 입력
  3. 사망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공식 문서 첨부
    • 사망진단서, 부고 기사, 정부 발행 문서 중 택 1
  4. 요청자의 신분증 및 관계 증명 자료는 필수가 아님 (단, 삭제 요청 시는 필수)

추모 계정으로 전환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긴다:

  • 계정 이름 옆에 ‘추모 중(Memorialized)’ 표시
  • 누구도 로그인 불가 (비밀번호 초기화도 차단됨)
  • 새로운 콘텐츠 업로드, 댓글, 좋아요 기능 모두 비활성화
  • 기존 게시물, 스토리, 메시지는 그대로 보존

반면, 가족이 해당 계정을 완전히 삭제하기 원한다면 보다 강력한 증빙 자료가 필요하다. 인스타그램은 삭제 요청 시 다음을 요구한다:

  • 사망자의 출생증명서, 사망 증명서
  • 요청자와의 관계 증명서 (예: 가족관계증명서)
  • 공식 삭제 요청서

이 자료들을 제출하면, 내부 검토를 거쳐 계정이 영구 삭제되며 모든 콘텐츠가 사라진다. 단, 삭제 후에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고인의 기록을 보존하고 싶다면 추모 계정 전환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은 고인의 계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서도, 유족의 선택권을 일부 보장하고 있다.

 

트위터: 삭제는 가능하지만, 추모 계정 기능은 없다

트위터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추모 계정’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사망했을 경우, 트위터는 오직 계정 삭제 요청만을 처리하며, 그 외에 콘텐츠를 보존하거나 계정을 잠그는 옵션은 제공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고인의 트윗, 사진, 메시지 등을 보존하고 싶다면, 생전에 따로 백업을 해두거나, 사망 후 삭제 이전에 타임라인을 기록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트위터의 사망자 계정 삭제 요청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 트위터 헬프 센터의 ‘사망자 계정 신고’ 페이지 방문
  2. 신고 유형 선택: 사망한 사용자 계정 삭제 요청
  3. 요청자 정보 및 고인의 트위터 ID 입력
  4. 사망 증명서와 관계 증빙 문서 제출 (PDF 또는 이미지)
  5. 추가 정보 요청 시 이메일로 회신해야 완료됨

승인되면 트위터는 해당 계정을 삭제 처리하며, 이때 계정의 모든 콘텐츠는 영구적으로 제거된다.
중요한 것은, 트위터는 절대 제삼자에게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유족이더라도 고인의 트윗 내용을 열람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없으며, 로그인을 위한 임시 암호도 발급되지 않는다.

따라서 트위터는 사실상 "사망자의 계정을 삭제할 권리만 제공하고, 열람은 불허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디지털 유산으로서의 보존 가치는 매우 낮다. 이런 점 때문에 트위터를 주요 디지털 기록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생전 백업과 유언장 내 설정이 절실하다.

 

계정 상속 불가, 로그인도 불가 – SNS에서 ‘디지털 죽음’을 준비하는 법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모두 사망자의 계정을 제삼자가 로그인하거나 복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이는 플랫폼의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국제적인 보안 기준에 따른 조치로, 설령 법정 상속인이더라도 비밀번호를 받거나, 대화 내용을 열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SNS는 대부분 ‘계정 소유권은 사용자에게 있으며, 계약은 양도할 수 없다’는 이용약관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SNS 계정은 법적으로 상속 대상이 아니라 계약 종료 대상으로 간주하며, 사망 시 그 계정은 삭제되거나 폐쇄되는 방식으로 정리된다.

결국 SNS상의 기록을 가족에게 남기고 싶다면,

  • 생전에 백업받아 클라우드나 외장 드라이브에 저장하거나
  • 디지털 유언장을 통해 특정 자료의 보존 및 전달 방법을 명시하거나
  • 중요 사진, 글, 영상은 플랫폼 외부에서도 따로 보관해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수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의 SNS 계정이 장기간 비활성화되었고, 사망 여부가 확인되었을 경우, 이를 플랫폼에 정식으로 신고해 추모 처리 또는 삭제 요청을 진행하는 절차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행위가 된다. 이는 단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고인의 기록을 예우하는 디지털 애도의 과정이다.

 

플랫폼은 정보 보호에 집중하고, 유족은 보존과 삭제 사이에서 고민한다

디지털 유산 시대에 플랫폼이 내세우는 가장 큰 원칙은 ‘개인정보 보호’다. 사망 후에도 고인의 계정에 누구도 접근할 수 없도록 막는 것은 플랫폼 입장에서는 책임 있는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유족의 입장에서는, 고인의 마지막 사진 한 장, 의미 있는 글 하나조차 보지 못한 채 삭제되는 것은 큰 상실감으로 다가온다.
인스타그램은 추모 계정을 통해 고인의 존재를 디지털상에서 예우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으나, 접근 제한은 여전히 강력하다. 트위터는 그조차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계정 삭제 외에는 유족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준비는 디지털 유산을 ‘생전의 선택’으로 설계해 두는 일이다. SNS 플랫폼은 사망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부터 중요한 사진과 글, 메시지를 어떻게 보존하고 전달할지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작은 준비 하나가, 남겨질 가족에게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죽음도 ‘정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정리는 사망 후가 아닌 생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