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자산 개념
현대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디지털 자산을 만들며 살아간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메신저 대화, 인터넷 뱅킹 명세,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한 문서까지 모두 디지털 자산에 해당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 자산을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 자산은 관리하고 상속을 고민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무심코 방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자산은 실질적인 가치를 가지며, 사망 이후에도 영구적으로 남는다. 이처럼 개인이 디지털 공간에 남긴 자산은 생존 시점에는 ‘디지털 자산’이지만, 사망 이후에는 법적·개인적 관리의 대상인 ‘디지털 유산’으로 전환된다. 이 개념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관리의 첫걸음이다. 이 글을 통해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 유산의 차이점에 알아보고자 한다.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 유산의 개념 차이
‘디지털 자산’은 생존한 개인이 직접 소유하고 관리하는 온라인 기반의 데이터와 계정, 그리고 그에 따른 금전적·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정보 전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관리 중인 가상화폐 지갑, 쇼핑몰 포인트, SNS 계정, 유튜브 채널, 디지털 사진과 영상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디지털 유산’은 개인의 사망 이후, 그 자산이 타인에게 이전되거나 처리되어야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은 금전적 가치를 지니므로 유산 대상이 될 수 있고, SNS 계정 등 고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개인정보는 사회적 가치를 지니므로 유산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자산은 생전 관리의 개념이고, 유산은 사후 정리 및 이전과 관련된 개념이다. 이 둘은 용어는 유사하지만 적용 범위와 처리 방식, 법적 해석이 다르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는 디지털 자산일 때 개인 소유로 관리되지만, 사망 시에는 유산으로 분류되어 상속 또는 법적 처분 대상이 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주체성에 있다. 디지털 자산은 본인이 관리하지만, 디지털 유산은 타인이 관리하거나 삭제, 이전하게 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주체 구조를 가진다.
왜 디지털 유산 관리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가
인터넷 사용 연령층이 넓어지고, 온라인 서비스의 다양성과 깊이가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유산은 단순한 정보나 기록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고인이 남긴 이메일이나 사진, 동영상 등은 가족들에게는 정서적 가치를 지닌 기록이자, 실제 금융 자산과 연결된 정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구글 계정 하나에 사진, 문서, 이메일, 심지어 유튜브 채널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해당 계정의 사후 처리 여부는 단순한 정리 이상의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는 디지털 유산의 법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상속이나 삭제 과정에서 가족 간 분쟁이나 플랫폼과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고인의 SNS 계정을 삭제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원치 않게 공개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는 개인정보 노출과 관련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이기 때문에 디지털 유산 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만약 중요한 유산이 들어있는 계정이 장시간 로그인하지 않아 삭제된다면 가족들은 이를 상속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디지털 자산을 단순히 ‘데이터’로만 보았을 때 생기는 문제이며, 이를 사전에 관리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이러한 논의는 사회적 대참사 이후에 종종 TV, 뉴스 등을 통해 접하게 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인해 고인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사진, 동영상 등을 볼 수 없었고, 전화번호나 이메일 등을 사용하여 부고를 알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었다. 사람들의 일상과 디지털 정보는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지만, 디지털 유산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도 낮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디지털 유산 관리법
디지털 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부터 디지털 자산 목록을 정리하고, 중요한 계정이나 파일, 로그인 정보 등을 안전하게 저장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비밀번호 관리자 앱이나 notion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자산 목록과 접근 정보를 정리해 두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및 외장 하드 드라이브에 정기적으로 백업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또한,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 페이스북 '추모 계정' 지정 기능, 애플 '디지털 유산 관리자' 기능과 같이 사후 계정 처리를 미리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네이버에는 고인과의 관계를 확인 후 요청에 따라 탈퇴 처리가 가능하고, 블로그 등 공개적 자료에 대해서도 가족 증명서류, 동의서의 확인 절차를 거친 후 백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직접 설정이 어렵다면, 가족 중 신뢰할 수 있는 한 사람에게 최소한의 정보라도 공유해두고, 구글의 "휴면 계정 관리자 기능"을 통해 생전에 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자산도 상속 계획의 일부로 포함해 간단한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법적으로 완전하지 않더라도, 남겨진 가족들이 사후에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되어 분쟁을 줄이고 원활한 처리가 가능해진다. 디지털 시대의 자산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복잡하고 소중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부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디지털 유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우리는 디지털 유산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가? (0) | 2025.07.08 |
---|---|
디지털 유산이란? 사망 이후의 온라인 흔적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0) | 2025.07.01 |